변하지 않는
가치에 대하여

Edelkochen Essay #06.

홍익대학교 시각디자인과 교수, 박현주 - 최적의 물건을 사용하는 기쁨

최적의 물건을 사용하는 기쁨

아킬레 카스틸리오니를 기리는 많은 전시 중 ’최적의 물건을 만드는 기쁨, 최적의 물건을 사용하는 기쁨’이라는 주제의 전시에서는 특히 그의 작품 중 디자인은 문제해결 능력이라는 측면에서 돋보이는 그의 작품들을 중점적으로 소개하였다

만들어진 작품이 인간의 삶에 최적의 물건이 된다는 것은 그 물건을 만들어낸 디자이너에게도 최적의 물건을 만들어내었다는 더할 나위 없는 큰 보람과 기쁨이 될것 이다. 이 사용자와 창작자의 양쪽 관점에서 접근한 주제, 디자인을 만들어내는 디자이너와 제대로 만들어진 결과물을 사용하는 인간의 가장 이상적인 조합을 이룬 지점이다. 그 대표적인 예로 마요네즈 병의 형태를 따라 만들어진 Sleek 스푼을 들 수 있다. ‘최적의 물건, 본질을 보여주는 원형적 제품’ 디자인의 대표적인 사례이다

1962년 크라프트 마요네즈社와 구매 시 주는 선물로 고안된 이 스푼은 의뢰인이 만족하는 선에서 끝내지 않고 좀 더 유용한 제품을 만들기 위해 고민하며 만들어진 제품이다. 마요네즈 병 옆선을 본떠서 기존의 스푼 형태가 아니라 한쪽은 둥글고 다른 한쪽은 네모난 형태로 만들게 되었다. 이로써 항상 병의 윗부분 좁아지는 병목 아래 부분에 남는 제품들을 퍼내는데 어려움이 있었는데, 이를 제대로 퍼낼 수 있는 스푼이 만들어진 것이다. 인간의 삶에서 아주 작은 부분들도 디테일한 관찬을 통해 창의적 아이디어로서 문제를 해결해낸 것이다. 아주 작은 부분이지만 늘 불편했던 삶의 한 부분까지 디자이너의 애정 어린 관찰력으로 불편함이 해결된 것이다. 이 마요네즈 병과 스푼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다시는 병의 일부에 제품이 남은 채 버리게 되는 일은 겪지 않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최적의 물건을 사용하는 기쁨’이다.

슬릭 스푼 - 알레시 Alessi

이 슬릭 스푼은 여전히 알레시 Alessi에서 판매되고 있는 스테디셀러 상품이다.

그의 세상을 바라보는 애정 어린 시선은 어찌 보면 지금 시대의 환경적 이슈의 중심에 있는 지속 가능한 세상을 이미 꿈꾸어 왔었는지도 모르겠다. 이 작품을 보면 그는 인간의 삶뿐만 아니라 우리와 함께하는 자연에까지 그 관심이 닿아 있다.

Allunaggio ‘달착륙’ 이라는 독특한 이름을 가진 정원용 의자. 그 형태를 보면 달착륙이라는 이름이 어디서부터 나왔는지는 바로 알아차릴 수 있다. 독특한 긴 다리를 가진 세 개의 발로 구성된 녹색 의자이다. 그가 이 의자를 디자인할 때 가졌던 시선은 어떻게 하면 잔디에 닿는 부분과 그림자가 잔디에 닿는 시간을 최소화할 수 있을까에 주목하고 있었다. 가장 자연에 최소한으로 개입하며 인간이 자연을 누리는 시간을 즐길 수 있게 고안된 디자인이다. 그 독특한 형태로 인해 디자인에서부터 자노타社에서 생산되기까지 15년의 시간이 걸렸지만 마침내 그의 디자인은 1980년대에 등장 할 수 있게 되었다. 실험적인 디자인의 알루나지오 의자는 쿤스트게베르베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기능에 충실하면서도 자연을 해지지 않고자 하는 그의 디자인 정신이 담겨진 전형적인 작품이다.

Allunaggio 달착륙 1980
Aoy Table Lamp

이 심플하고 모던한 형태의 조명에는 또 다른 놀라운 기능이 숨어있다.

빛을 충분히 이용할 목적으로 설계된 이 조명은 고양이에 대한 그의 사랑이 뚜렷이 담겨있다.
조명 아랫부분에 반구형으로 뚫어진 구멍을 통해 고양이가 들어가 웅크리고 앉기 좋게 만들어져있다.
따뜻한 곳을 좋아하는 고양이를 위한 아늑하고 따뜻한 공간을 만들어 낸 것이다. 디자인과 기능 두 가지 목적을
모두 충족시키는 아름다운 작품이다. 그의 관심은 인간뿐 아니라 인간의 행복한 삶을 가능하게 만들어 주는
주변 모든 요소들에 주목하여 창의적인 디자인 아이디어로 인간의 기쁨을 만들어내는 작품들을 세상에 등장시켰다.

이토록 인간의 삶과 함께 하는 자연, 동물들까지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지속 가능한 지구를 위하는 가치를 이미 실현하고 있었던 시대를 앞서간 천재 아킬레 카스틸리오니. 그의 일관된 관심은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고자 하는 그의 디자인 정신에서 출발되어 그의 일생을 관통하는 디자인 철학을 이루었다. 궁극적으로 인간을 위한 영원히 변치 않는 가치는 인간을 비롯한 주변 모든 환경이 공존하며 함께 살아 가고자하는 구체적인 관심과 적극적인 실천일 것이다.

알레시의 회장 알베르토 알레시는 인터뷰에서 아킬레 카스틸리오니에 대해 이렇게 언급하였다.

“까스틸리오니는 쉽게 만족할 줄 모르는 호기심으로 가득한 사람, 자신만의 반어적인 디자인 언어를 가진 거장, 그러면서 아주 겸손한 친구입니다. 그는 마치 놀이하듯이 재미있게 디자인하는데 장기적으로 보면 이 즐거움이 불멸의 디자인을 만들어낸 것 같습니다. 자기가 좋아하고 하고 싶은 것들을 디자인하면 그것들이 시대를 초월하는 제품들이 되는 것이죠. 알레시 제품은 유행을 타지 않고 20-30년을 사용할 수 있는데 까스틸리오니가 디자인한 제품들은 그보다 더 오랫동안 생명을 잃지 않을 겁니다”
알레시의 인터뷰가 시사하는 바는 ‘인간의 삶을 편리하게’ 라는 중심 가치를 지키며 디자인 작업을 진정으로 즐기는 디자이너는 영원한 생명력을 유지하는 불멸의 디자인을 가능하게 한다는 지점일 것이다. 바로 이러한 지점이 현시대에 디자인 작업을 하며 혹은 디자인 제품을 사용하는 모든 이들이 한번쯤은 생각해 볼 만한, 진정 변하지 않는 가치의 디자인 정신이다.

디자인의 영원히 변치 않는 가치, 인간의 삶을 편리하게

변하지 않는 ‘가치’에 대하여

홍익대학교 시각디자인과 교수 박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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