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하지 않는
가치에 대하여

Edelkochen Essay #04.

홍익대학교 시각디자인과 교수, 박현주 - 카스틸리오니 아르코 조명

"누가 디자인 했는지는 중요하지 않아.
쓰임새 있는 물건이어야 한다는 게 중요해"

- 아킬레 카스틸리오니(Achille Castiglioni)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가치! 를 생각한다면 디자인분야에서는 단연 이탈리아 디자인의 대부 ‘아킬레 카스틸리오니’(1918~2002)를 떠올리게 된다.
‘카스틸리오니’라는 그의 이름은 아는 이는 많지 않겠지만, 아마 그의 작품을 모르는 이는 없을 것이다.

바로 이 ‘롬피트라타 스위치’ 1968년 만들어져 전세계적으로 1500만개가 팔린 스테디셀러이자 전세계인이 하루에도 몇 번 사용하는 이 스위치를 디자인한 주인공이다. 카스틸리오니는 전원을 껐다 킬 때 틱톡 소리가 나도록 하는데 중점을 두고 만들어져 일명 ‘틱톡 스위치’로 더 유명하다. 이 스위치는 카스틸리오니가 가장 뿌듯하게 여기는 작품이라고 한다.

그는 이 틱톡 스위치를 만들 때 사람들의 무의식적으로 하는 작은 행동에서도 재미가 더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디자인하였다.

밀라노 공과대학에서 건축을 전공한 카스틸리오니는 2차 세계대전 종전 직후 본격적인 디자인 활동을 시작했다. 생전에 그는 480여 공간디자인 프로젝트와 150개 이상의 제품을 디자인하여, 8회에 걸쳐 이탈리아 디자이너 최고의 영예인 ‘황금콤파스상 Compasso D’oro’을 수상하였으며, 1989년에는 디자인의 가치를 문화의 수준으로 향상시킨 공로를 인정받아 ‘황금콤파스 특별상’을 수상하기도 하였다.

아르코 조명 이미지01
아르코 조명 이미지02

디자인의 장식성을 추구하던 시대에 카스틸리오니는 애정 어린 시선으로
사람의 일상을 관찰하고, 획기적인 발상으로 군더더기 없이 제품의
본질에 집중한 기능성이 돋보이는 제품들을 만들어 내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알레산드로 멘디니, 알베르토 알레씨, 엔조 마리, 필립 스탁등의 디자이너들도 이러한 그의 디자인 철학에 뜻을 함께 하였으며, 생각을 나누는 작업들을 함께 하였다. 그의 디자인사적 위치는 ‘디자이너들의 존경을 받는 디자이너’로 자리매김 되어 있다.

평소 그가 늘 말했던 ‘누가 디자인했는지는 중요하지 않아. 쓰임새 있는 물건이어야 한다는 게 중요해’라는 문장에서 그의 디자인적 철학을 엿볼 수 있다. 디자인이란 디자이너의 실력을 뽐내기 위해서거나, 누가 디자인했는지 그 이름을 드러내기 위한 대상이 아니라, 그 디자인을 사용하는 사람을 위해 제대로 쓰여지는 것이라는 그의 디자인적 가치이다. 이러한 그의 디자인에 대한 태도는 우리가 드라마나 영화에서 많이 보았던 스테인레스로 만들어진 아르코ARCO 조명에서도 그대로 드러나 있다. 아르코는 FLOS社의 오버헤드 램프다.

아르코 조명 이미지03
아르코 조명 이미지04

반기 전에 만들어진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현대적인 공간에도 전혀 손색 없이 어울리는 모던하고 감각적인 디자인이다.

이 펭귄을 닮은 스테인레스 스탠드 조명의 탄생에는 재미난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다. 그의 아내는 밤새 침대에서 책을 읽는 것을 좋아하였다. 그러나 일찍 잠들기를 바랬던 그는 옆자리의 사람에게는 방해되지 않고 오직 책에만 빛이 비치는 이 아르코 조명을 고안해냈다. 이후로 이 부부는 침대에서 싸우는 일이 없어졌다고 한다. 조명 하나로 부부싸움이 해결되었다. 기발한 아이디어로 디자인이 인간의 삶에 문제 해결 역할로 작용한 재미난 사례이다.

이 아르코 조명은 화려한 천정형 조명이 일색이던 시대에 스탠드 형태이면서 팬던트형 조명의 역할을 하는 조명이 탄생한 것이다. 또한 이 조명의 기능적 특성은 거실이던 침실이던 원하는 장소 어디에서건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재미난 아이디어가 숨어져 있다. 아치형 구조의 하단부에 무게중심을 잡고 있는 직사각형 대리석 부분을 자세히 보면 동그란 구멍이 나있다. 이 구멍은 바로 조명을 옮길 때 막대를 꽂는 역할을 한다. 2명의 사람이 막대를 양쪽에서 잡고 이동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장치이다.

아르코 조명 이미지05

조명을 옮기는 행위에도 위트를 가미하는 유머러스한 그의 캐릭터가 잘 드러나는 부분이다. 영화 ‘킹스맨’의 유명한 대사 ‘매너가 사람들 만든다’고 한다. 디자인에서는 디자이너의 태도가 디자인을 만든다. 사람의 삶을 들여다보는 따뜻한 시선, 본질에 충실한 디자인, 위트와 아이러니로 따뜻한 위로는 건네는 디자이너, 카스틸리오니! Castiglioni is still alive!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고 한다.
그러나 디자이너는 죽어서 작품을 통해 변치 않는 가치를 남긴다.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가치, 인간의 삶을 편리하게

변하지 않는 ‘가치’에 대하여,

홍익대학교 시각디자인과 교수 박현주

  • Edelkochen Essay 01. jazz 팝칼럼리스트 김태훈
  • Edelkochen Essay 02. Rock 팝칼럼리스트 김태훈
  • Edelkochen Essay 03. Bob Dylan 팝칼럼리스트 김태훈
  • Edelkochen Essay 04. 카스틸리오니 아르코 조명 홍익대학교 시각디자인과 교수 박현주
  • Edelkochen Essay 05. 디자인은 유행을 타서는 안됩니다. 홍익대학교 시각디자인과 교수 박현주
  • Edelkochen Essay 06. 최적의 물건을 사용하는 기쁨. 홍익대학교 시각디자인과 교수 박현주
  • COMING SOON